향긋한 커피 좋아하시나요?
저는 커피를 참 좋아합니다. 게다가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2년차가 된지라 커피를 접할 기회가 많았답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접할 수 있는 커피의 종류는 한정되어 있죠!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 원두는 2년째 항상 보고 있는 것들이지만, 그 외의 다른 수많은 커피관련 기구와, 색다른 커피들은 좀처럼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요.
마침, KT&G 상상univ.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강좌 클래스 중에 <바리스타 클래스>라는 것이 눈에 들어와 신청하여 좀 더 다양한 커피를 접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오늘은 바리스타 클래스의 본격적인 첫 시간에 배운 로스팅에 대한 포스팅을 할거에요.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을테니 그 점 감안하고 봐주시어요.
먼저 로스팅이란?
사전 상 로스팅이라는 단어는 이렇습니다. 모두 이미 아시듯, 로스팅이란 커피체리로부터 얻은 생두를 커피로 우릴 수 있도록 볶아내는 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혹시 아시나요? 원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콩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우리가 아는 콩은 콩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를 뜻하지만, 커피콩. 즉 원두는 커피나무에서 열리는 커피체리의 씨앗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원두는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커피체리의 과육을 벗겨내고 말려 청록색의 생두를 볶아낸 것인데요. 생두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시죠?
이게 바로 생두의 모습입니다. 이 작고 청록생의 콩같은 것들이 구워지면서 크기도 부풀어 오르고, 색도 고운 갈색으로 변하면서 우리가 아는 그 원두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인데요. 일반적으로 이 생두 그 자체로는 아무런 맛도 향도 없다고 하네요. 하지만 제가 맡아본 생두의 향은 정말이지 커피 향과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마치, 고추 말리는 냄새같달까?
이 생두를 볶는 과정, 즉 로스팅의 정도에 따라 커피의 맛이 많이 달라진다고 하네요. 그럼 이쯤에서 로스팅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바리스타 클래스 강사님이 나눠주신 자료에 이렇게 나와있군요.
커피생두는 산지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고 색, 광택, 형태, 사이즈 등 각각의 개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생두의 특성을 고려해 열로써 커피 본연의 맛을 살리는 작업이 로스팅 작업이다.
이제 로스팅에 대해 감이 좀 잡히시나요?
그렇다면 과정샷 들어갑니다만, 이렇게 블로그를 시작하게 될 줄 모르고 사진을 몇장 못찍어 두었네요 ㅠ_ㅠ
첫 포스팅이니 너그러이 봐주실 것이라 믿겠습니다.
로스팅 과정
1. 불량생두(결점두) 고르기
보이시나요? 우리가 알던 원두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생두의 모습. 이 생두를 그냥 볶는 것이 아닙니다. 깨지고, 벌레먹은 것들을 골라내 주는 작업을 해야하는데요! 이 깨지고 벌레먹은 녀석들을 제대로 골라내지 않으면 커피의 맛을 망치는 주 원인이 된다고 하니 반드시 주의해서 골라주셔야 합니다. 사진상에도 여기저기 보이시나요? 깨지고 벌리먹은 불량생두들! 요 놈들을 쇽쇽 골라내어 주는 작업이 첫번째 작업입니다.
2. 100g씩 계량하여 수망에 담기
3. 수망의 뚜껑을 그립으로 고정하여 본격적인 로스팅 시작
아쉽게도 수망에 원두를 담아둔 사진이 없습니다. 덕분에 수망의 사진도 제대로 나온 것이 없네요 ㅠ_ㅠ 너그러이 이해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저희가 이 날 했던 로스팅은 수망 로스팅이라고 하여, 체 두개를 이어붙인 것 같은 모양의 수망이라는 도구에 생두를 넣고 불 위에서 직접 콩을 볶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이 정말 힘들어요 ㅠ_ㅠ 팔이 무지하게 아프거든요.
이 수망을 불 위에서 10~15cm 떨어트려 타원을 그리면서 계속 돌려주어야 합니다. 골고루 익도록 많이 움직여주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덜 구워진 콩, 너무 구워진 콩, 적당히 구워진 콩이 한데 어우러져서 사약같은 커피 맛을 보시게 됩니다.
이 상태로 계속~ 계~속 돌려주다 보면 콩의 색이 점점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콩의 색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 처음엔 청녹색을 띄던 생두가 점점 노랑색으로 변하고, 조금 더 구워주게 되면 연한 갈색, 거기에서 더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떼깔 좋은 원두의 색이 나타납니다. 여기에서 더 구워준다면 까맣게 탄 콩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12~13분 정도 지나면 1차 크랙이 오는데요, 이 1차 크랙은 "딱! 딱!" 하며 팝콘 터지는 소리를 연상시킵니다. 한동안 딱딱 하며 1차크랙이 진행되고, 1차크랙이 끝나면 2차크랙 전까지 잠잠해지는데요, 이 때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열심히 수망을 흔들어주셔야해요!
15~17분이 지나면 2차크랙이 시작됩니다. 이 2차크랙에서는 "자작자작" 하며 장작타는 듯 자잘한 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1차 크랙과 2차 크랙으로 원두의 맛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하네요.
4. 원두 식히기
다 볶아진 원두는 재빨리 식혀주어야 합니다. 남아있는 열이 원두 속을 타게 만들어 커피의 맛이 나빠질 수 있다고 하네요. 최대한 빨리 냉각시켜주어 겉과 속이 균일한 로스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경써 주어야 한답니다.
어때요? 조금 탄 것 같기는 하지만 제가 한 로스팅의 결과물입니다. 어찌나 뿌듯하던지 ㅠㅠ 로스팅 내내 수망을 흔들어대느라 아팠던 팔도 잊은채 너무나 뿌듯해서 계속해서 원두만 만져댔답니다.
5. 수율재기
처음 로스팅을 시작 할 때, 100g 을 계량하여 시작하였는데요. 이 로스팅 과정에서 생두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원두가 부풀어오릅니다. 때문에 무게는 가벼우면서 부피는 커지게 되는데요! 로스팅이 완료된 원두의 무게를 재서 현재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이 수율입니다. 이 날 제가 한 로스팅은 강배전으로 약 82%의 수율이 나오면 적당하다고 하셨는데요. 딱 들어맞았습니다! 100g으로 시작했던 로스팅을 완료하니 82g만이 남았네요. 나머지 18g은 수분이겠죠?
갓 볶은 원두로 내려본 커피입니다. 사실 커피 맛은 로스팅 후 바로 내려 마시는 커피보다는, 하루정도 숙성을 거친 커피가 가장 맛있다고 하는데요. 이 날은 갓 볶은 원두로 내린 커피의 맛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커피를 볶자마자 커피를 내려보았습니다. 어떠세요? 향긋해보이죠? 향은 정말 일품이었답니다.
이 날 사용한 콩은 동티모르 원두인데요, 클래스가 진행되는 곳인 YMCA에서는 동티모르와의 공정무역을 통해 생두를 수입해 온다고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저도 직접 생두를 구입해서 집에서 로스팅을 해 커피를 즐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다만, 조심하세요. 수망 로스팅은 가능하면 베란다에서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생두에서 벗겨져나간 실버스킨과 기타 부유물들이 로스팅 과정에서 수망 밖으로 흩어져 나와 엄청난 부스러기들을 맞이하실테니까요!
마지막 사진은 로스팅 수업을 마치고 남은 원두를 포장해 와 집에 가져온 사진입니다. 괜시리 먹어치우기는 아깝고, 보관은 하고 싶어서 가져온 원두는 지금은 예쁜 유리컵에 담아 저희 집 잡내를 쏙쏙 잡아주는 방향제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그럼 부족한 포스팅이나마 구독해주신 여러분 감사드리면서,
다음 번에는 다양한 커피 추출 기구들을 소개해드릴게요! 그럼 안뇽~!